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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더

K-Pop 외국인 멤버: 어떻게 들어오고, 무엇을 감수하는가

·12분 소요
한국을 얼마나 알고 있나요?K-Pop 보이 멤버 맞히기 플레이

케이팝 그룹을 아무거나 하나 골라 보면 한국에서 태어나지 않은 멤버가 최소 한 명은 있을 확률이 꽤 높다. TWICE에는 일본인 멤버가 셋, 대만인 멤버가 하나 있다. BLACKPINK의 리사는 태국인이다. NewJeans에는 호주에서 자란 멤버가 둘 있다. NCT는 아예 중국어권 멤버를 중심으로 서브유닛을 통째로 굴려 왔다.

이건 다양성 제스처가 아니다. 한국 기획사들이 거의 20년 전부터 내려온 구조적 결정이고, 그사이 케이팝 그룹이라는 개념 자체를 조용히 바꿔 놓았다. 어떻게 시작됐는지, 외국인 멤버는 어떤 경로로 발탁되는지, 그 자리가 요구하는 대가는 무엇인지, 그리고 왜 이 흐름이 '케이팝의 K가 대체 뭐냐'는 논쟁을 계속 불러오는지 살펴보자.

첫 물결: 2세대가 문을 열다

2세대(대략 2003~2011년)는 한국 회사들이 본격적으로 수출에 나선 시기다. 먼저 일본, 그다음 중국과 동남아였다. 목표 시장 출신 멤버를 한 명 넣는 건 그 전략의 자연스러운 연장이었다.

2PM닉쿤은 이 변화의 상징이 됐다. 태국인 부모 밑에서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 대부분을 태국에서 자랐고,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한국 음악 행사에서 JYP 엔터테인먼트에 캐스팅돼 2008년 데뷔했다. 아시아 연예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태국인 중 한 명이 됐고, 그의 성공은 '태국에서 뽑아 온다'를 도박이 아니라 반복 가능한 계획으로 만들었다.

SM 엔터테인먼트는 중국어권 멤버로 비슷한 실험을 병행했다. **f(x)**의 빅토리아는 무용을 전공하고 중국에서 왔고, 같은 팀 엠버는 로스앤젤레스 출신 대만계 미국인이었다. JYP의 miss A는 중국인 멤버 페이지아를 두고 데뷔했다. 이 시기 외국인 멤버는 특정 시장으로 가는 다리로 설계됐다. 한국에서 활동을 쌓은 뒤, 그 멤버를 거점 삼아 해외로 나가는 식이다.

일본: 가장 꾸준한 파이프라인

일본은 오래전부터 케이팝 최대 해외 음악 시장이었고, 지금은 일본인 멤버가 워낙 흔해서 특별하다는 느낌조차 들지 않는다.

TWICE가 가장 선명한 사례다. 모모, 사나, 미나는 모두 일본 현지 캐스팅으로 JYP에 들어와 2015년 서바이벌 프로그램 《식스틴》을 거쳐 데뷔했다. TWICE는 국적을 통틀어 일본에서 가장 성공한 그룹 중 하나가 됐는데, 두 시장 모두에서 통하는 세 사람의 언어 능력이 그 중심에 있었다.

오사카 출신인 NCT유타는 2016년 데뷔해 주요 그룹의 일본인 멤버 중 활동 기간이 가장 긴 축에 속한다. LE SSERAFIM은 2022년 두 명과 함께 데뷔했다. AKB48 시스템에서 오래 활동해 일본에서 이미 유명했던 사쿠라, 그리고 아이돌 판 바깥에서 발탁된 정통 발레 전공 카즈하다.

사쿠라의 경로는 특정 파이프라인을 가리킨다. 2018년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48》은 한국 연습생과 일본 AKB48 멤버를 의도적으로 섞었고, 그 결과 나온 IZ*ONE에는 일본인 멤버가 셋 있었다. 이후 《걸스플래닛 999》 같은 포맷이 그 다국적 캐스팅 구조를 재활용하면서, Kep1er처럼 데뷔 시점부터 일본인 멤버가 포함된 그룹이 나왔다.

태국: 숫자는 적어도 존재감은 크다

태국은 일본에 비하면 배출하는 케이팝 아이돌 수가 적은 편이지만, 뚫고 올라온 이들은 대체로 엄청나게 큰다.

BLACKPINK리사가 대표적이다. 2010년 무렵 방콕에서 열린 YG 엔터테인먼트 오디션으로 발탁돼 10대에 한국으로 건너와 연습생 생활을 했다. 역시 태국 출신인 뱀뱀도 비슷한 경로로 JYP에 들어가 2014년 GOT7으로 데뷔했다. SM 소속 태국인 은 NCT 관련 유닛 여러 곳을 거쳤고, (G)I-DLE민니 역시 4세대 대형 그룹에 속한 태국인 멤버다.

태국 아이돌이 숫자에 비해 존재감이 큰 이유 하나는 시장이다. 태국은 동남아에서 가장 강한 케이팝 시장 중 하나라, 태국인 멤버 한 명이 그룹에 지역 내 즉각적인 화력을 준다. 다른 하나는 태국 자체의 촘촘한 댄스 훈련 문화다. 퍼포먼스 실력을 이미 갖춘 채로 도착하는 지원자가 많다.

중화권: 붐, 그리고 복잡해진 사정

중국과 화교권 멤버는 2010년대 초반을 규정하는 요소였다. SM은 후난 출신 레이가 속한 중국어권 서브유닛을 두고 EXO를 만들었고, 이후 , 샤오쥔, 헨드리 등 중국어권 멤버를 중심으로 NCT 계열 유닛 WayV를 꾸렸다. NCT의 한국 활동 라인업에도 런쥔, 천러 같은 중국인 멤버가 있었다.

이 노선은 2010년대 중반 중국 내 한국 문화 콘텐츠 규제로 한국 그룹의 현지 상업 활동이 제한되면서 복잡해졌다. 많은 관계자가 중국인 캐스팅이 정점에서 내려온 이유로 이 시기를 꼽지만, 회사들이 아예 손을 뗀 적은 없다. 대만 출신 멤버는 이 규제의 영향을 덜 받았고, TWICE의 쯔위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서구로의 전환: 교포 세대와 글로벌 캐스팅

가장 최근의 변화는 서구권 출신 멤버 쪽인데, 접근 방식이 둘로 갈린다.

첫째는 교포 캐스팅이다. NewJeans는 2022년 호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호주에서 태어난 다니엘, 멜버른에서 태어난 베트남계 호주인 하니와 함께 데뷔했다. 원어민 수준의 영어와 문화적 익숙함을 동시에 갖춘 한국계 미국인, 한국계 호주인, 한국계 캐나다인 연습생을 뽑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둘째는 아예 한국 밖에서 그룹을 만드는 방식이다. HYBE와 게펜 레코드의 프로젝트 《더 데뷔: 드림 아카데미》로 결성돼 로스앤젤레스를 거점으로 삼은 KATSEYE는 미국, 스위스, 필리핀, 한국 등 여러 나라 출신 멤버로 구성됐다. 한국에 적을 두지 않은 채 케이팝식 트레이닝과 제작 방식을 쓰는데, 정의 논쟁의 한복판에 서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외국인 멤버는 실제로 어떻게 들어오나

거의 모든 사례가 세 가지 경로 안에 들어간다.

해외 오디션 투어

대형 기획사는 방콕, 도쿄, 타이베이, 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 글로벌 오디션을 정기적으로 연다. 지원자는 캐스팅 담당자 앞에서 짧은 노래나 춤을 보여준다. 합격률은 가혹하다. 리사가 봤던 방콕 오디션은 합격자가 그 한 명뿐이었다고 흔히 이야기된다.

서바이벌·오디션 프로그램

《식스틴》, 《프로듀스 48》, 《걸스플래닛 999》, 《더 데뷔: 드림 아카데미》는 모두 처음부터 국제 캐스팅을 전제로 만들어졌다. 외국인 연습생 입장에서 이런 프로그램은 무명으로 보내야 할 수년의 연습생 기간을 몇 달의 방송 노출로 압축해 준다. 지름길이면서 동시에 압박 테스트다.

교포 캐스팅과 길거리 캐스팅

해외 댄스 스튜디오나 행사에서 캐스팅되는 경우도 있고, 이미 한국에 살고 있던 경우도 있다. 어느 쪽이든 기획사들은 데뷔 첫날부터 두 개 이상의 언어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점점 더 원한다.

아무도 올리지 않는 부분

외국인 멤버로 산다는 건 여권만 다른 같은 일이 아니다.

언어가 먼저다. 연습생은 보통 데뷔 전에 일상 회화가 되는 수준의 한국어를 요구받는다. 안무 지도, 보컬 레슨, 예능 출연, 생방송이 전부 한국어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많은 외국인 멤버가 첫해를 가장 힘들었던 시기로 꼽는다. 한국어가 약한 채로 시작한 아이돌은 예능에서 말할 기회가 적어지는 편인데, 캐릭터 콘텐츠가 곧 화력인 시장에서는 이게 꽤 크게 작용한다.

그다음은 서류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아이돌은 보통 예술흥행 비자(공연자는 E-6 계열이 표준이다)가 필요하고, 이 비자는 소속사가 초청·보증하며 회사와 묶여 있다. 실제로는 외국인 멤버가 한국에서 살고 일할 법적 자격이 회사와의 관계에 연동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인 멤버에게는 아예 없는 조건이다.

끝까지 사라지지 않는 구조적 차이도 있다. 한국 남자 아이돌에게는 병역 의무가 있지만 외국인 멤버에게는 없고, 이 때문에 한 그룹 안에서도 커리어 시간표가 달라진다. 또 외국인 멤버는 그룹 콘텐츠에서 '외국인' 역할로 자리가 정해지는 편이다. 문화 차이를 설명하고 해외 취재를 맡는 식인데, 이건 무기가 될 수도 있고 천장이 될 수도 있다.

현지화 그룹은 어디에 놓이나

한국 그룹 안의 외국인 멤버와, 아예 현지에서 만들어진 그룹은 다른 이야기다.

NiziU는 JYP가 일본 소니뮤직과 함께 오디션 프로그램 《니지 프로젝트》를 통해 만든 그룹으로, 2020년 전원 일본인 라인업으로 데뷔했다. JO1은 같은 해 《프로듀스 101 재팬》에서 나왔고, &TEAM은 2022년 HYBE의 일본 법인에서 데뷔했다. 셋 다 한국식 트레이닝, 안무, 제작 방식을 쓰면서 주로 일본어로 활동하고 음반을 낸다.

대부분의 팬은 이들을 케이팝 그룹이 아니라 '케이팝 방식으로 만든 제이팝 그룹'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경계는 정말로 흐릿하고, 이들의 존재야말로 KATSEYE 문제를 어렵게 만든다. 방법론이 국경을 넘어간다면, 남는 '한국적인 것'은 대체 무엇인가.

그래서 케이팝의 'K'는 뭘 뜻하나

흔히 나오는 답이 셋 있는데, 어느 것도 완승하지 못한다.

  • 국적: 케이팝은 한국인 아티스트의 음악이라는 정의. 현실에서는 이미 죽었다. TWICE나 BLACKPINK가 케이팝이 아니라고 진지하게 주장하는 사람은 없다.
  • 언어와 시장: 케이팝은 한국어로 발매되고 한국 방송·차트 시스템을 통해 활동하는 음악이라는 정의. 이쪽이 좀 더 버틴다. 실제 차트와 음악 방송이 굴러가는 방식과도 대체로 맞아떨어진다. 다만 이 기준대로면 다국적 그룹의 한국어 앨범은 케이팝이고, 로스앤젤레스 기반 그룹의 영어 앨범은 아니게 된다.
  • 방법론: 케이팝은 하나의 제작 시스템이라는 정의. 연습생 육성, 안무 중심 퍼포먼스, 컴백 사이클, 팬덤 인프라 전부를 포함한다. 가장 포용적인 정의이고, 업계의 확장 전략이 암묵적으로 지지하는 정의이기도 하다. 동시에 '케이팝'이 '한국'과 다른 무언가를 뜻하게 만드는 정의다.

오래된 팬 중에는 이 세 번째 정의를 불편해하는 사람이 많고, 그 걱정에도 근거가 있다. 나라 이름을 달고 있으면서 그 나라에서 떨어져 나온 장르는 자기를 특별하게 만들었던 것을 잃을 위험이 있다. 반면 대중음악 장르는 원래 늘 이동해 왔다고 보는 쪽도 있다. 다툴 여지가 없는 건 하나다. 외국인 멤버들이 이 질문을 피할 수 없게 만들었다는 것. 서울에서 데뷔한 일본인 보컬, 태국인 댄서, 호주에서 자란 래퍼 한 명 한 명이 그 정의를 지리에서 조금씩 떼어내 실력과 방법 쪽으로 밀어 왔다.

이름까지 다 맞힐 수 있을까?

얼마나 유심히 봐 왔는지 시험해 볼 방법이 있다. 국적이 의외라서 자주 헷갈리는 멤버까지 포함해서, 얼굴만 보고 아이돌을 알아맞힐 수 있는가. 멤버를 엉뚱한 그룹에 넣어 놓고 자신만만한 팬도 많고, 멜버른이나 오사카나 방콕에서 자란 사람을 한국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흔하다.

아래 멤버 퀴즈는 세대를 가로질러 보이그룹과 걸그룹 아이돌을 다루고, 그룹 퀴즈는 라인업을 보고 팀 이름을 맞힐 수 있는지 확인한다. 멤버부터 시작하는 걸 추천한다. 얼굴을 알아보는 것과 이름을 대는 건 완전히 다른 능력이라는 게 금방 드러난다.

한국을 얼마나 알고 있나요?

방금 읽은 내용을 퀴즈로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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